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홍춘욱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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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세계를 바꾼 사건 이면에는 ‘돈’이 있다.돈의 흐름을 이해하면 세계의 흐름이 보인다.국내 최고의 이코노미스트 홍춘욱 박사가 쓴 ‘돈의 역사’역사를 알려면 돈을 알아야 한다.역사 이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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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식을 하고 있다.
시작한지는 오래되지 않아서 소액으로 조금씩 매수도 해보고 매도도 해보고, 적금식으로 장기투자도 해가면서 공부를 해나가고있다.
그러던 와중, 책장에 예전에 재밌어 보여서 사놓았던 돈의 역사라는 책이 눈에 들어와 읽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밌게 읽었다.
사실 '돈'이라는 것과 '역사'라는 재밌는 주제 두가지가 합쳐져있으니 재미가 없을리가 있을까?
혹자는 너무 고리타분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책이라 재미가 없다고 할 수 있으나, 나한테는 굉장히 재밌었고 유익한 내용들도 많아서 기본적인 세계 경제의 역사와 전반적인 구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역사'라는 단어를 들으면 우리는 학교에서 배웠던 한국의 역사나 세계사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게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점 중 하나는 인류가 오늘날 이렇게 경제도 발전하고 좋은 사회에서 살아가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화폐, 즉 돈이라는 개념이 생겨나고나서부터라는 점이었다.
화폐라는 개념이 생기면서, 더이상 사람들은 물건 대 물건 이를테면, 면포 5개와 쌀 2바구니 같은 식의 교환을 하지 않고 공급자는 원하는 가격을 말하고 수요자는 원하는 물건을 해당 가격의 화폐로 구입하면 되는 정말 기적같은 개념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이렇듯, 돈은 역사적으로보나 우리와 굉장히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인류와 같이 발전해온 것인데, 오늘날 살아가면서 우리가 저축하고 투자하고 소비하는 이 '돈'에 대해 돈이 무엇인지 돈은 어떻게 시장을 돌아다니는지 누구는 왜 돈이 있고 누구는 왜 돈이 없는지 등 책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의문이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났다.
책을 펼치면 나오는 목차다.
내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목차의 구조인데, 이렇게 각 챕터에 걸쳐서 주요 내용들을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서 설명을 하고 각 목차가 끝나는 마지막에 필자가 간단하게 한번 더 정리해준다.
이렇게 필자가 한번씩 정리를 해주면 머릿 속에도 오래 기억에 남고 내가 궁금하고 까먹었던 부분들을 다시 상기시켜주는 것 같아서 매우 좋았다.
책의 구성은 서양에서 자본시장이 발달하게 된 계기부터 시작해 이어서 동양으로 넘어와서 중국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그럼 왜 동양과 서양의 자본시장에 발달 규모에서 차이가 발생하게 되었는지 등을 설명한다.
그리고 경제 공부를 안했더라도 학교를 다니면서 한번씩은 들어봤을 법한 1929년 대공황에 대해서 다루면서부터 나는 본격적으로 매우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이때 미증시가 왜 폭락을 했고 이전과 달리 미국은 어떻게 유연성 있게 상황을 대처했고 한번씩은 들어봤지만 모호한 개념인 인플레나 디플레 등을 시장의 역사와 상황에 기반하여 재미있게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이 왜 부동산 버블이 심했는지 그로 인해 현재 일본은 디플레이션에 왜 허우덕거리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루고, 마지막 장에 가서는 1997년 우리나라에 닥친 IMF 위기를 비롯하여 왜 외환위기의 수렁에 빠졌는지 등 너무 재밌는 주제들이 많았다.
여기서부터는 내가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돈 돈에 관한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 몇가지를 서술해보려고 한다.
첫번째로 흥미로웠던 것중에 하나는
유럽에서 있었던 튤립의 투기 현상이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튤립의 판매를 둘러싸고 일어난 투기 현상인데, 내 생각에는 오늘날 한국 사람들에게 있어 부동산이 이와 같은 개념일 것 같다.
당시 튤립은 굉장히 희소성이 강하면서 인기가 있는 꽃이었다. 튤립의 구근이 꽃을 피기 전에 상태에선 색이 모두 똑같은데 개화를 하고나서 어떤 색깔로 개화를 할 지 아무도 모르니 부자들 사이에선 튤립의 구근이 매우 비싼 가격에 거래가 되었다.
그러나 튤립의 공급이 시장에서 수요보다 많이 풀리자 튤립의 가격 구조가 붕괴되면서 최초의 경제 버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 입장에선 튤립이 어떻게 버블이 생길 수 있을까 의아한 부분이긴 하지만 오늘날로부터 6세기가 지난 미래의 사람들이 오늘날 부동산이나 집에 버블이 끼었다고 생각하면 우스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는 4차 산업 혁명의 시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내가 생각하기에 4차 산업 혁명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커넥티드 사회(Connected Society)" 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의 생활 중 적지 않은 부분들이 공유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예를 들면, 공유차, 공유 주방, 공유 오피스, 공유 자전거, 공유 세탁소, 공유 하우스 등.
이를 근거로 먼 미래에 사람들이 21세기의 부동산 버블 현상을 본다면 코웃음을 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번째로 흥미로웠던 점은
세계 최초의 주식시장이 세워진 곳이 네덜란드였다는 것이다.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사회 시간에 대략적으로나마 들어봤던 동인도회사에 대해서 이 책을 통해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동인도회사를 이해하기 위해선 네덜란드의 금융 제도에 대해서 먼저 이해를 해야하는데, 네덜란드는 당시 지리적 특성 상 장원제도가 발달하지 않았고, 다른 유럽 국가(영국, 프랑스 등)와 달리 직접 개척하거나 간척한 땅을 소유하거나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었다.
이러한 특성을 잘 이용한 네덜란드는 당시 스페인의 통치를 받는 상황 아래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여력이 없었기에 대신 민간 자본을 육성할 수 있는 동인도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사실 동인도회사를 설립을 하면서도 설립자들과 후원을 해준 사람들 역시 동인도회사가 그렇게 오래갈 것이라고 예측은 안했다고 하는데, 이에 반해 동인도회사는 수백년간 유지되어서 세계 각국에서 동인도회사에 어마어마한 돈들이 오고갔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최초의 주식 시장이 세워질 정도 였다고 한다.
세번째로 흥미로웠던 점은
17세기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났을 때 왜 동양에서 막대한 영향력이 있던 중국이라는 나라에서는 산업혁명이 일어나지 않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왜 청나라에서는 산업혁명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라는 의문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는 모두가 알겠지만 산업혁명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서 먼저 알고 가야한다.
산업혁명은 지속적으로 1인당 소득 증가가 나타나면서 근대적 성장이 오래도록 지속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1600년도까지 영국은 인구가 늘면 1인당 소득이 줄어들고, 인구가 줄어들면 1인당 소득이 늘어나는 '멜서스 함정'에 빠져있었다.
여기서 중요하게 봐둬야할 점은 영국이 노동력이 비쌌다는 점인데, 이 점을 이용하여 영국은 노동을 절약하는 기계를 개발하는데 시간과 돈을 투자했고 그리하여 나온 각종 발명품들은 값비싼 사람의 노동력을 감소시키고 기계를 발전시켜 근대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청나라는 영국의 상황과는 정반대로 매우 값싼 노동력을 십분 활용하여 경제의 외형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당시 청나라 옆에 있던 일본도 마찬가지로 일본과 청나라는 인구압이 심한 상태였기에 값비싼 기계를 만들어 인력을 대체할 수가 없었고 영국은 당시 다른 어느 지역에 비해 인건비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한 기계의 개발이 필수적이었던 것이다.
그럼 여기서 던져지는 의문 중 하나가 왜 중국 일본 등의 동아시와 달리 유럽의 인구압은 낮을 수 밖에 없었느냐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동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하던 벼농사와 달리 유럽에서 하던 농사인 밀과 호밀 농사는 같은 땅에서 지속적으로 지을 수가 없었고 수확량도 상대적으로 매우 적었다. 그래서 한번 흉년이 들기 시작하면 기근이 전국을 일어 수많은 아사자가 발생했고 이러한 원인 때문에 인구압이 발생하기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른 부분들에 대해서도 너무 많이 얘기하고 싶지만 너무 길어질까봐 마지막으로 흥미로웠던 점을 하나만 꼽아보려한다.
마지막으로 흥미로웠던 점은
당연히 1929년에 발생한 대공황이다.
1929년 10월에 발생한 주가 대폭락 사태가 원인이 되어 4년간 미국 국내총생산의 26%가 줄어드는 결과를 낳았다.
미국 증시가 무너진 이유는 6년간 주가가 너무 많이 오른데 있었다고 한다.
대공황 발생 직전까지 수많은 경제학자들과 투자자들은 앞으로도 미국의 경제는 지속적인 호황을 맞을 것이라고 했고 아무것도 모르고 투자에 들어온 사람들은 대부분 빚을 내어 레버리지 투자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레버리지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은행에서 대출 이자율이 늘어나게 되는데, 한번 증시가 폭락을 하게되면 사람들의 순자산은 바로 마이너스로 바뀌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산에 큰 타격을 입고 길바닥에 내앉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이 이때 마진콜(강제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매도하여 대출금을 회수하는 행위)을 하게되면서 연쇄적인 악순환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 정부는 증권 보유량을 두배 가까이 더 늘렸다.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채권을 매입하기 시작하였고 통화를 시장에 많이 풀면서 금리를 인하시켰다. 이 목적은 당연히 경제를 재활성화 시키기 위한 것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연준(FeD)의 강한 반발로 이러한 조치는 금세 중단되었는데 이는 금본위제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주가가 폭락하여 경제 전체가 불황을 겪을 때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려 통화공급을 통해 경기를 다시 부양시켜야하는데, 미국은 금리를 인하하면 달러가 유출될까봐 두려워했던 것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에 미국 시장에는 통화의 공급이 감소하고 경기가 침체를 겪으며 사상 최악의 국면인 디플레이션까지 발생하게 된다. (디플레이션은 현재 일본이 플라자 합의 이후 부동산 버블이 터지면서 지금까지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경제적으로 매우 타격이 큰 현상이다.)
그러나 1933년 루스벨트 정부가 들어서면서 금본위제를 폐지하기에 이르고 금리를 인하하여 시장에 통화량을 늘리면서 길고 길었던 디플레이션을 벗어나며 1939년 미국이 2차세계대전에 참여하면서 시장의 어느정도 수요부문과 공급이 해결될 수 있었다.
책을 읽고나서 간단하게 느낀점만 적으려고 했는데 이 책 자체가 돈과 역사에 관한 사실을 기술한 책이라 쓰다보니 주관적인 느낌보다 내가 읽으면서 흥미롭고 신기했던 점에 더욱 집중해서 쓴 것 같다.
그래도 뭐 쓰는 사람 마음이니 ㅋㅋ!
세계는 정말 신기한 것 같다. 돈이라는 것 때문에 누구는 웃고 누구는 울고...
화폐라는 개념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편리함은 실로 무시할 수 없지만, 오늘날 이 화폐의 노예가 되어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돈에 대해서는 쓰고 모을 줄만 알았지, 정작 돈이 어떤 역사를 가지고 살아왔고 돈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정확한 어떤 나만의 정의와 가치관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읽기 시작했다.
물론 이 책을 읽으면서 이것들이 완전 견고하게 잡힌 것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역사를 알고나니 오히려 돈이 무섭지가 않고 한결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요즘 교양서적을 읽었으니 조만간 문학책을 좀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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