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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공장

지리의 힘, 한정된 자원 그리고 땅을 향한 인간의 욕심

by 익독 2020. 6. 10.

지리의 힘

팀 마샬 김미선 옮김.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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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

사드, 남중국해, IS, 영유권 분쟁, 유럽의 분열, 모든 것은 지리에서 시작되었다!우리의 삶은 언제나 우리가 살고 있는 [땅]에 의해 형성돼 왔다. 한니발도, 순자도, 알렉산드로스 대왕도 인정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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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때 친구들과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간 적이 있다. 

여행을 계획하기 전 예전에 친구의 집에서 컴퓨터로 구글 어스(Google Earth)를 켜서 유럽 지도 위를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훑어봤던 기억이 난다. 

당시 우리는 한달 좀 넘는 기간 동안 영국 런던에서 시작하여 이탈리아 밀라노까지 11개국 20여 개 도시를 여행했다. 

 

 

내가 직접 발로 밟고 눈으로 바라봤던 유럽은 황홀함 그 자체였다. 

한편, 지금 다시 세계 지도를 펼쳐서 보면 유럽이라는 그 거대한 대륙을 기차를 타고 어떻게 이리저리 돌아다녔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2016년 배낭 하나 메고 유럽을 여행했던 때로부터 5년이 지난 오늘, 

나는 한 권의 책을 통해 유럽을, 아니 이번에는 전세계를 밟고 바라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마냥 황홀할 수는 없었다.

흥미롭기도 했고, 안타깝기도 했다. 

 

 

 

"지리의 힘 - 팀 마샬"

 

 

 

지리는 어떻게 개인의 운명을, 세계사를,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가? - 지리의 힘

 

 

고등학교를 다닐 때 공부를 정말 못했다.

그 중에서도 역사 등과 같은 것은 무언가를 배운다기보다 머릿속에 강제로 집어넣어야 하는 것이었기에 더욱 두려웠던 과목이다. 

 

 

그러나 이 책은 암기라는 지겨움과 두려움으로 다가왔던 역사를 지정학적 관점에서 매우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었다.

물론 책을 읽으면서 내가 평소에 관심이 있던 나라들(중국, 미국, 일본 등)은 기존의 배경 지식과 더해져 술술 읽히기도 했지만, 그렇지 않은 생소한 나라들(중동, 아프리카 등)은 읽다가 집중이 안 되는 순간도 부지기수였다. 

 

 

 

 

지리의 힘 목차

 

이번에 이 책을 읽게된 계기는 베스트셀러이기도 하고, 유튜브에서 설민석 선생님의 강독을 보면서 너무 재밌을 것 간다는 생각도 했고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사실 그냥 단순히 지식을 쌓고 싶어서 읽게 되었다. 

 

 

나는 여행을 매우 좋아해서, 20살이 되고나서는 평균적으로 1년에 한 번씩은 해외로 여행을 꼭 다녀왔다.

스무 살에 친구들과 유럽으로 떠났던 여행은 물론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경험이고 여행이었지만, 정말 조금 아쉬운 것은 유럽이라는 나라에 대해 공부를 조금 하고 바라봤다면 즐거움은 배(倍)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도 없지 않아 있다. 

 

 

가장 최근 다녀왔던 해외는 여자친구와 다녀온 터키의 이스탄불이다.

이스탄불을 가기전에 유시민 작가의 유럽 도시 기행이라는 책에서 터키와 관련된 내용을 싹 읽고 여행을 했었는데, 그때 조금 공부한 것으로 인해 내 기억 속 터키는 더욱 오래 남았고, 덤으로 당시 여자 친구에게 터키의 전반적인 역사를 조금씩 설명해주며 느낀 뿌듯함은. ㅋㅋ

 

 

 

 

라틴 아메리카부터 인도까지 너무 생소한 나라들이라 어려워서 몇번을 돌려봤지만 결국은 가장 흥미로웠다. 

 

책을 피면서 목차부터 봤다. 그런데 책의 첫 장부터 중국에 대한 내용으로 서문을 열며 나의 주목을 끌었다. 

나는 현재 중국에서 교육학을 공부하고 있는데, 서두부터 중국에 관한 내용이니 나로써는 얼른 책을 파고들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느끼기에 중국이라는 나라는 역사뿐만 아니라 경제, 정치 등 각 방면에서 너무 흥미로워서 공부를 해도 해도 끝이 없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유학은 단순히 학교 공부에만 치중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공부이기에 중국 파트는 가장 집중해서 읽었다. 

 

 

 

너무 중국 얘기로만 떠든 것 같아서 다시 얘기하면, 이 책에는 중국으로부터 시작하여 미국, 유럽, 러시아, 남미, 중동, 아프리카, 북극 등 각국의 역사와 전 세계가 다가올 미래에 대한 경제 패권을 쥐기 위해 어디로 향하는지를 지정학적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게 해 준다. (물론 당연히 우리나라인 대한민국도 들어가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분량이 비교적 적은 것은 아쉬웠다.)

 

 

저자인 팀 마샬이 이 책을 통해서 전달하려고 하는 '지리의 힘'이라는 것은 단순히 우리에게 보이는 외부적인 현실과 환경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이 '지리의 힘'이 외부적 환경이나 현실의 이익관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더 구체적으로는 해당 나라의 부족, 종교, 이익집단 등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고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예를 들면, 

 

왜 중국은 티베트를 포기할 수 없는지.

 

왜 아프리카에서 자원은 축복이면서 저주인지

 

왜 남아메리카는 발전하는데 있어 한계를 지니는지 

 

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수 차례의 전쟁을 치르는지 

 

왜 중동의 IS 같은 집단이 자국민들에게 어느 정도 지지를 얻을 수 있었는지 등등 너무 많다.

 

 

이 책의 저자 팀 마샬이 주장하는 지리, 즉 땅의 힘은 실로 무시할 수 없다.

각국의 영토가 기본적으로 가져다주는 혜택은 책에서도 알 수 있듯 굉장하기 때문이다. 

 

 

책에서 나오는 단편적인 예로 미국은 땅이 가로로 길어 농사를 짓기에 좋고, 미시시피 강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 남과 북의 물자 조달이나 수분 공급에 유용했고, 원래는 멕시코의 땅이었던 텍사스부터 서부의 땅도 미국이 얻게 되고, 금광과 석유가 발견된 알래스카까지 얻는다. 

 

 

이렇듯, 수세기에 걸쳐 오늘날까지 이른 인간의 삶은 '땅'에 의해 좌지우지 되었다. 

 

 

그러나 인간의 토지와 자원은 한정되어있기에 항로를 개척하여 낯선 땅을 정복했고,

그 과정 중 인간의 탐욕과 생존 본능으로 인해 셀 수 없이 많은 생명의 목숨은 희생당했다. 

 

 

오늘날 전세계 인구는 약 70억에 달한다. 우리의 자원은 한정되어있고 번식이라는 인간의 생존 본능은 오늘날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영구적 에너지원을 찾게 하는데 이르렀다.

 

 

러시아를 비롯한 여러나라는 이제 북극을 향해 나아가고, 스페이스 X의 CEO 일론 머스크는 더 나아가 우주를 개척하여 인류를 화성에 정착시키려고 한다. 

 

 

유럽의 팍스 로마나(Pax Romana)시대, 팍스 브리태니카(Pax Britannica)시대, 그리고 오늘날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시대.

 

 

로마의 엄청난 영토 확장과 해가 지지 않았던 강력한 해군의 나라 영국 그리고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하여 전 세계 거의 모든 곳에 미군을 배치하여 오늘날 수호 경찰 역할을 하는 미국.

 

 

그리고 그 뒤를 중국을 포함한 BRICS 연합이무섭게 쫓아온다. 

 

 

머나먼 미래에 어떤 나라가 경제 패권을 쥘지는 몰라도 앞으로는 저자의 말대로 정말 "지리 전쟁"의 시대일까?

 

 

 

절대 빠르게 읽히지 않았다. 읽다 보면 사실 논문을 읽는 듯한 느낌도 없지 않다. 

 

책 읽어드립니다의 설민석 선생님의 강독만큼 재밌게 접근하기는 사실 힘들다는 게 내 개인적 생각이다.

 

그래서 이 책은 전반적으로 세계 경제와 역사를 가볍게 이해하고 넘어간다는 생각으로 접근하여 지적 교양을 조금 쌓는 것으로 충분한 것 같다.

 

한편, 각 챕터에 나라에 대한 내용이 시작되기 전에 지도가 나온다.

 

읽다가 어렵고 생소한 지명이 나와서 이해가 안 되면 앞으로 다시 돌아가 지도를 보면서 이해하는 게 꽤 골치 아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재미 또한 나름 쏠쏠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