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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공장

채만식의 레디메이드 인생 - 자본주의 현실의 웃픈 풍자

by 익독 2020. 11. 28.

레디메이드 인생

채만식 단편선

레디메이드 인생

출판 : 문학과지성사

⭐️⭐️⭐️⭐️⭐️

 

http://www.yes24.com/Product/Goods/1437716?OzSrank=3

 

레디메이드 인생

한국 현대 문학이 이 땅에서 출발한지 반세기. 이제 문학과지성사가 그 역사를 정리해본다. `살아 있는 동시대의 문학으로 읽는 새로운 한국문학전집`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김동인과 염상섭

www.yes24.com

 

자본주의에 대한 신랄한 풍자

한국현대문학대사전에 따르면 '레디메이드 인생'이란 만들어 놓고도 팔리지 않는, 임자 없는 기성품 인생이란 뜻이다.

 

책 속의 주인공 P는 일제강점기 시절 대학을 나오고 취업을 못하는 지식인으로 그려진다.

 

농촌에 돌아가서 사업을 하거나 부족한 일손을 메꾸는 노동(劳动)은 하기 싫고, 회사에 취업하고 싶어하는 인물이다.

 

작품의 도입부부터 신문사의 취직 자리에 거절 당하고 광화문 사거리에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광화문 기념비각 앞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보며 대원군(흥선대원군)을 떠올리며 혀를 끌끌 찬다.

 

슈퍼에 담배를 사러가서 저렴한 마코 대신 충동적으로 비싼 해태를 사고 호주머니 속 남은 동전들을 곱절하며 "이만큼의 돈만 있으면...!" 하며 어깨를 으쓱한다.

 

친구들과 만나 술집에 가서 술집 여자와 같이 노는데 빚을 갚기 위해 자고 가라는 술집 여자의 말에 주머닛 속 남은 돈을 되는대로 움켜지어 바닥에 홱 던지고 눈물을 머금는 P.

 

아래와 같은 문장이 뇌리에 깊게 박혔다.

 

"지금 세상은 정당한 성도덕(性道德)이 서서 있는 때도 아니다. 그것은 한 세대에 여러 가 지의 시대 사조가 얼크러져 있는 때문이다. 그러니까 여자의 정조에 대하여도 일률적으로 선악과 시비를 가릴 수 없는 것이다. 하룻밤 몸값으로다 '20전도 좋소' 하는 여자, 그에게는 다른 사람이 갖는 성도덕도 없고 따라서 자신을 타락이라서 슬퍼하지도 아니한다. 그 여자 자신을 나무랄 필요도 없는 것이요, 동정할 며리도 없는 것이다. 그 여자 자신은 결코 불쌍한 사람이 아니다. " P71~P72

작품의 마지막에는 그의 형에게 맡겨두었던 자신의 아들이 서울로 상경하는데 P는 그를 인쇄소에 취업시키며 "레디 메이드 인생이 비로소 겨우 임자를 만나 팔리었구나!" 하며 끝이 난다.

 

채만식의 작품은 전체적으로 풍자성을 띈다.

 

약 100년전 일제 강점기 시대의 지식인 실업의 현실을 나타낸 레디-메이드 인생.

 

그의 문장에서 오늘날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수많은 청년들의 아픔과 답답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