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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공장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 히스클리프의 비극, 누구를 위한 것인가?

by 익독 2020. 11. 24.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작가 에밀리 브론테

김종길 옮김

출판사: 민음사

⭐️⭐️

www.yes24.com/Product/Goods/1470060?OzSrank=1

 

폭풍의 언덕

『폭풍의 언덕』은 서른 살의 나이에 요절한 에밀리 브론테가 죽기 일 년 전에 발표한 유일한 소설. 황량한 들판 위의 외딴 저택 워더링 하이츠를 무대로 벌어지는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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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브론테의 죽기 전 유일한 작품, 폭풍의 언덕.

당시에는 그녀의 자매인 샬롯 브론테가 쓴 제인 에어와는 비교되며 좋은 소설이라고 불리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녀가 죽고 나서 시간이 지난 오늘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리어왕』과 견줄 정도의 작품이라고 불린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이 책을 읽기 전 사실 굉장히 큰 기대를 품고 있었다.

 

주변에서 너무 많이 얘기를 들었던 책이기도 하고, 언젠가는 꼭 봐봐야지 하면서 계속 미루게 됐던 책이라 이번 기회를 통해 읽게 되면서 많이 기대를 했던 책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사실 이전에 읽었던 여러 문학책들과 비교했을 때 개인적으로 나한테는 많이 와닿고 뇌리에 각인이 깊게 새겨지는 류의 소설은 아니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소설의 도입부터 많이 등장하는 인물들과 그 인물들 간의 얽힌 여러가지 이야기들.

 

사실 내용 자체가 어려웠다기보다, 작품 초입부에 인물들간의 관계를 이해하려고 몇 번이나 책을 앞뒤로 왔다갔다 페이지를 넘겼는지 조금 고생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내용 자체는 굉장히 쉽고 나름 재밌게 읽혔고, 읽으면서 계속 들었던 생각은

 

"이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원제: 워더링 하이츠)는 정말 폭풍이 휘몰아치는 곳이겠구나. 저런 곳에서 내가 자랐다면 나는 어떤 성격을 가진, 어떤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되었을까? "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죽기 전에 그녀가 남기고 간 이 작품은 죽음을 앞둔 그녀가 쏟을 수 있는 모든 에너지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혼신의 힘을 다 해 넣은 작품이라는 것은 느껴졌던 것 같다.

 

인간의 사랑, 집착 그리고 복수와 욕망 등, 사람은 누구나 어두운 면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이 책에서 히스클리프라는 인물은 애초부터 어두운 곳에서 태어나 그런 감정을 억누르고 살아가는데 체화되지 않은, 그래서 오히려 더 이 인물에 대해 감정을 이입하게 되는 그런 인물이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든 몇가지 의문

1. 과연 히스클리프는 생을 마감하기 전 그의 일생에서 한 행동에 대해서 죽음을 앞두고 후회하지는 않았을까?

 

한 사람을 사랑했던 마음이 새까맣게 태워져 재가 되어 마음 속 깊은 뿌리까지 어두워진 히스클리프는 복수를 위해 살았고 마지막에는 흥분인지 두려움인지 모르는 떨림 속에서 죽어갔다.

 

그는 죽기 전 무슨 생각을 했을까?

 

2. 내가 만약 히스클리프를 따돌리고 괴롭혔던 에드거라면 훗날 나는 히스클리프에게 내가 한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하려고할까?

 

위에서 말했듯, 사람은 누구나 어두운 면을 가지고 살아간다.

 

어린 시절의 괴롭힘을 당하고 모욕을 당하는 히스클리프를 보면서 나는 혹시 학창시절이나 성인이 되어서도 누군가를 괴롭히려고 하고 모욕을 주려고 하는 행위가 있었나? 생각해보게됐다.

 

생각해보면 초등학생때 철 없던 시절 누군가를 장난으로 괴롭히고 그냥 싫다는 이유로 같이 안놀고 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철 없던 시절이니 장난으로 그럴 수 있다는 핑계를 대려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모욕 주고 이유없는 일방적인 괴롭힘은 나한테는 장난일지라도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다는 생각도 히스클리프라는 인물을 보며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결론

전체적으로 쉽게 읽히는 책이었긴 하나, 인물 관계를 이해하는데 시간을 많이 들였던 부분이 조금 아쉬웠고, 끊임없는 사랑과 집착, 죽음 또 다시 사랑과 집착 죽음의 굴레, 그러나 히스클리프한테 있어서는 그에게는 사랑, 모욕, 복수 그리고 죽음 뿐인 삶이었다는게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다.

 

요즘 공중파 방송 혹은 케이블 방송 더 나아가 넷플릭스 같은 OPP 플랫폼에서는 수많은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좋아한다는 드라마를 보면 막장스토리가 있는 것 같다.

 

사랑과 집착 그리고 복수와 같은 자극적인 소재의 드라마들.

 

에밀리 브론테의 이 폭풍의 언덕은 무려 약 150년 전에 등장한 막장 드라마(?)의 시초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